빌런이지만 세상은 구한다? 안티히어로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모비우스(2020)’ 비교해보기

안티히어로 좋아하시나요?

영웅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도덕, 정의감, 이상 등등 이상적인 영웅의 덕목이죠? 안티히어로는 그런 것을 갖추지 않은 영웅을 말해요.

이러면 빌런과 헷갈리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안티히어로가 결정적으로 빌런과 다른 점은 결과적으로는 영웅의 행보를 걷게 된다는 거예요. (나쁜 놈이지만 세상은 구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 모비우스(2020)

이번 포스팅에서는 히어로 장르 맛집인 DC와 마블의 안티히어로 영화를 다뤄 볼 거예요. 영화는 DC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마블 ‘모비우스(2020)’입니다.

영화의 주인공들

안티히어로 장르도 여타 히어로 장르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가장 중요하죠? 주인공부터 소개하도록 할게요.
  

— side of 수어사이드 스쿼드

먼저,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스쿼드라는 이름처럼 주인공이 많아요. DC의 빌런들을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가 조금은 반가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스쿼드의 라인업이 «데드샷, 할리 퀸, 부메랑, 디아블로, 킬러 크록, 슬립낫» 이렇거든요.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은 데드샷과 할리퀸 정도지만요.) 전부 다 DC의 빌런들이에요. 이들은 비범한 능력과 더 비범한 악행으로 인해 특수한 수용수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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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de of 모비우스

〈모비우스〉의 주인공은 ‘마이클 모비우스’라는 한 의사이자 연구자인데요. 그는 선천적인 DNA 결함을 가진 사람이에요. 그가 직업을 선택한 계기도 자신과, 같은 결함을 가진 친구를 치료하기 위해서였죠.

흡혈박쥐의 유전 정보로 유전자 결함을 해결하는 실험이 과연 정상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예상하시는 대로입니다. 치료제를 맞은 주인공은 박쥐인간이 되어 버려요.

똑똑한 주인공이 유전자 결합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걸까요? 그건 짐작했다고 해도 자신이 의식을 잃고 인간 여덟 명을 죽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겠죠. 그것도 흡혈로요.
 

안티히어로가 된 계기

그렇다면 이 빌런들과 박쥐인간이 된 사람이 어떻게 안티히어로가 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이 영화들의 중요한 줄기인데요. 본래 빌런/평범한 인간이라는 히어로와는 먼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특별한 계기를 통해서 안티히어로로 거듭나게 돼요.

— side of 수어사이드 스쿼드

주인공들은 수감되어 있다가 정치적 목적에 의해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꾸려져요. 안보를 빌런으로 책임지겠다는 정신 나간 계획 덕분에요.

근데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순순히 협조한다면 빌런이 아니잖아요? 이 악당들도 당연히 거부합니다. 이들은 영웅상(앞서 말한 이상적 영웅의 조건)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는 사람들이에요. 무슨 이유로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어요? 그것도 범죄자라는 자신들의 신분을 이용해 자살특공대로 만들겠다는데.

하지만 극악무도한 빌런들을 이용하겠다는 계획이 그렇게 허술할 리가 없죠. 눈에는 눈, 악에는 악. 계획자이자 A.R.G.U.S의 국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설득을 시작해요. 빌런이라고 자신에게 소중한 것 하나쯤 없겠어요? 목숨, 가족, 자유 등등 말이 설득이지 협박과 협상에 가까웠어요. 어쩔 수 없이 이들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일원이 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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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de of 모비우스

흡혈박쥐의 능력을 얻은 모비우스는 예전과 확연하게 달랐어요.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던 몸은 건강해졌고, 평범을 넘어서 비범한 능력을 갖게 됐거든요. 피를 마시는 대가로요.

가진 것이 사람을 해치는 능력이니 필연적으로는 히어로가 될 수는 없겠죠. 존재 자체는 악에 가깝지만 모비우스는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어요. 사람을 더 해치지 않기 위해 인공혈액으로 생명을 유지했거든요. (하지만 인공혈액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기 시작하는데…)

같은 결함을 갖고 있다는 친구가 있다고 했죠? 그 친구의 이름은 마일로. 결정적으로 마일로가 모비우스의 비밀을 알아버려요. 모비우스는 마일로가 자신과 같은 괴물이 되는 걸 막고자 했지만, 마일로는 그렇게 되길 원했고 결국 괴물이 되어 버려요. 마음까지도요. 마일로는 살인을 서슴지 않고 빌런이 되길 자처해요.

워낙 월등한 능력을 가진 것이 이 새로운 종족이라, 인간이 마일로를 막는 것은 불가능했죠. 도시는 끊임없이 희생자가 나올 상황에 처했어요. 자신의 욕심으로 만든 치료제가 자신과 친구를 끔찍한 괴물로 만든 거예요. 책임을 피할 수는 없겠죠. 모비우스는 마일로를 저지하기로 마음 먹어요.
 

(안티)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안티)히어로가 되는 일이 쉽지는 않아요. 쉽게 영웅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다면 이 세상에 악당은 왜 있고, 범인凡人은 왜 있겠어요. 그것은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이들이 (안티)히어로가 되기 위한 과정에도 위기가 봉착합니다.

— side of 수어사이드 스쿼드

망할 괴물에게서 지구를 구해야 할 위기에 처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여전히 말은 지지리도 듣지 않지만 어떻게든 굴러가나 싶었는데, 작전 도중 수어사이드의 일원이 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세상을 이 위기에 처넣은 것이 바로 자신들을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만들고자 했던 A.R.G.U.S였다는 엄청난 사실을요.

사건의 전말은 이래요. 영화 속 세상에 닥친 위기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멤버였던 강력한 마법사 인챈트리스가 벌인 짓인데요. 인챈트리스는 자신의 원천인 심장을 A.R.G.U.S에 담보로 잡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그는 A.R.G.U.S에서 도망쳐 그들에게 복수하기로 한 것이었죠.

아무리 그래도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이길 수도 없는 싸움에 휘말린 것도 억울한데, 모두 다 그들 때문이라고? 당장 엎고 나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에요. 스쿼트의 사령관이었던 릭 플래그도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을 자유롭게 놓아주죠. 결국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해산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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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de of 모비우스

모비우스는 사랑하는 사람이자 동료였던 마틴의 도움을 받아, 마일로를 처치하기 위한 약을 만들어요. 박쥐에게도 인간에게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약물이었죠. 마일로의 것과 자신의 것 총 두 개. 세상과 인류를 위해선 자신조차도 사라져야 할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모비우스의 힘은 흡혈을 해야만 쓸 수 있는 능력이잖아요. 마일로와 대적하기 위해서는 흡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 무고한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죠. 이때 마틴이 자신의 피를 흡혈하라고 내어 줍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희생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모비우스는 수많은 시험 앞에 놓이고 만 것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의 희생과 무고한 사람의 죽음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형제와도 같았던 친구를 인류를 위해 죽일 수 있을 것인가. 마지막으로 인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 모비우스(2020)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과연 세상을 구하는 안티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몫으로 남기겠습니다.

두 영화 다 그렇게 평이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봐야 할 이유를 꼽아 보자면.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할리 퀸이 다 하는 영화예요. 나는 순수하게 할리 퀸에게 관심이 많다! 하는 분에게는 나쁘지 않은 영화일 거라고 생각해요. 할리 퀸이 너무 예쁘거든요. (내 기준 가장 좋았던 캐릭터는 데드샷이지만) 그리고 음악이 인상적이었다는 점? 모비우스는 액션이 화려했어요. 그리고... 액션이 좋았고 액션이 멋있고 또 뭐였더라? CG랑 연기는 꽤 좋았던 것 같아요.

어쨌거나 남이 뭐라고 하든 보고 판단하는 게 가장 정확하지 않겠어요? 두 작품 다 평이 그렇게 좋지 않기도 하고. 작품성을 크게 기대하고 보시는 것을 추천하진 않아요.

포스팅 어떠셨나요? 안티히어로에 관심이 조금 생기셨나요? 안티히어로는 안티히어로만의 매력이 또 있는 것 같아요. 히어로가 히어로의 매력을 가지고 빌런도 빌런만의 매력을 가지듯이요. 그럼 저는 다음에 다른 포스팅으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