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리뷰?

사실 본 지는 꽤 지났다.

새삼 겨울의 쓸쓸함을 느끼다 겨울 분위기의 드라마가 보고 싶어졌더랬다. 찾아보니 이 드라마 추천 글이 딱 있더라? 찾던 작품은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봐야 할 걸 봤다는 느낌. 문채원 필모깨기도 의도치 않게 순항 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2012)

조금은 일기 같은 드라마 ‘착한남자’ 리뷰

희한하게 자꾸 보게 돼

중간중간 개연성이 붕괴되거나 요즘에는 용인되지 않는 옛날 드라마 감성 같은 게 자주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할까.

이 드라마만의 감성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의 ‘무채색 드라마’라는 표현에 일정 부분 공감. 무채색과 겨울, 그런 단어들이 퍽 잘 어울려.

그것들은 가끔 짓궂을 만큼이나 팍팍하곤 하니까. 내가 느끼기엔 지옥 같기도 했는데. 지옥은 신이 버린 곳이잖아. 딱이지.
 

 

지옥에서도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잖아

계속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주인공 강마루(송중기) 때문 아니었을까. 보고 있자면 제발 얘 하나 행복하게 해 달라고 두 손을 절로 모으게 된다.

원래 사람은 누군가가 지나치게 괴로운 상황에 처하면 자연스럽게 편이 되고는 하잖아. 딱 그래. 이래도 얘한테 마음 안 줘? 이래도?

특이점이 있다면 이럴 땐 보통 작가를 원망하게 되는데,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는 것. 신기할 정도로 작가가 강마루를 사랑한다는 게 느껴져서. 그것도 드라마 내내.

그래서 보는 사람도 이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신은 구원자를 보내 주는 편이다
 

내가 앞에서 무채색이라는 단어에 전부 공감하지 않았던 이유. 서은기(문채원)가 머무른 강마루의 시간에는 색이 있었으니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봤다.

이 멜로는 그렇게 색채가 강한 건 아니지만 무채색 위 덧칠되는 유채색이 어떤 느낌으로 보일지는 다 알 거야.

문채원이 드라마 고를 때 중요하게 보는 게 멜로의 특이성과 캐릭터의 적극성라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문채원의 취향과 안목을 엿볼 수 있는 드라마였지 않나.(서은기 매력적이라는 뜻)

의도한 건지는 몰라도 강마루랑 서은기라는 캐릭터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까지도 분리되기보다는 유난히 하나처럼 닮은 인상이었는데, 작가의 짙은 감성이 이렇게 표현되는구나 싶어서 좋게 봤다.